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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2월 2일 토요일
아침 8시 문호리로 향하다.
오늘은 봄냄새가 느껴진다. 어디로부터 느껴지는것인지는 알수없지만,
계절을 먼저 느끼는 나는 오늘 첫 봄의 기운을 느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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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교와 김시습에 관련하여 서용선선생님께 여쭤보았다.
정재서 교수의 '한국도교의 기원과 역사' 라는 책에 김시습이 조선초기의 단학파의 계조 라는 구절을 보았기 때문이다. 단종에 관한 역사화로 시작해 2006년 매월당김시습이라는 전시회를 하셨고 김시습에 관해 말씀하실때 김시습의 유교적인 사관에 관해 말씀하셨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생님의 말씀으로는
김시습은 유승이었으나, 유불선에 능통했으며 그가 금오신화라는 책을 지필한것으로서 그가 도교에 능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하셨다. 김시습은 글에 능할 뿐만 아니라, 그림도 그렸다. 그가 그린 자화상 몇 점이 현재 남아있는데 책에서 인쇄물을 보았다. 그가 왜 자신의 자화상을 그렸을까.
자화상은 자신의 가치를 보고자 하는 욕구에서 시작된다.
김시습이 자화상을 그리고자 한 연유는 중국의 선월대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월대사의 나한 16도 의 그림을 보면 인간의 삶이 고통에서 시작된다는 인간의 본질을 나타내주고 있다. 선월대사는 중국에서도 유명한데, 그가 그린 그림은 온화한 부처의 모습이 아니라 속세에서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의 모습인 것이다.
이런 리얼리티의 현실적인 표현이 어떻게 나왔을까. 선월대사는 인간정신의 자유로움이라는 도교의 영향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구제해야 하는 고통이다라는 불교의 정신속에서 보는그대로 보자는 자신의 사상이 나오지 않았나 추측된다.
선월대사의 글에는 다빈치의 사상과는 비슷한 맥락이 있다.
다빈치는 빛이 사물에 정보를 주고 그 정보의 빛이 인간의 눈에 비쳐지고 그 비춰진 빛으로 인간은 그 정보를 표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듯 선월대사는 삼라만상은 인간의 얼굴에 있으며 그 삼라만상의 기운이 인간의 몸속에 들어가 있으므로 우리는 그 것을 봄으로써 삼라만상을 느끼게 된다. 본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볼것인가. 그것은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 본다는 것이다.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것은 상대방의 경험을 공유해야 알수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내가 그가 아닌데 어떻게 경험을 공유하나. 그러기 위해 상대방을 그림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 한다는것이다.
왜. 한 개인의 존재안에 삼라만상의 다 들어있으므로.
결국 김시습은 선월대사의 뜻을 읽고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봄으로써 자화상을 그린것이고 그 작품은 서양보다도 몇 세기 앞선 세계 최초의 자화상이 아닐까 가늠하게 된다. 그의 작품 중 목판화는 그의 무덤이 있는 무량사에 보관되어있다. 강세황과 윤두서도 그의 자화상을 보았을거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우리가 역사를 제대로 알기위해서는 한자언어가 필요불가결이다. 그것은 과거 우리 역사의 대부분이 한자로 쓰여졌고 한자문화권에 있었기 때문이다. 세종이 한글을 창제하여 현재 한글을 쓰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너무 일찍 서양문화를 급속히 받아들이기 위해 정치적으로 한자를 버렸고 그것은 과거 한자문화의 역사를 버린것과 같다 할수 있다. 그 공백은 우리나라의 역사현실에 큰 손실이 되었고 한자에 대한 지식과 연구가 부족하여 고대 역사서 하나 제대로 연구하지 못하는 실정이 되어 사라져가는 고대역사에 대한 기록을 보고도 속만 태울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다. 과연 우리나라에 한글만이 필요했을까.
근래들어 한자를 동이족이 만들었다는 설이 나오고 있다. 그것은 나라가 현재처럼 이데올로기로 인해 구분되지 않았을때의 동이족을 의미한다. 몇 만년의 역사를 보았을때 이데올로기로 분단국가가 된 50년은 굉장히 짧다. 중국의 역사는 우리의 역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고 그래서 사대주의에 빠지지 말고 냉정하게 함께 놓고 연구를 해야 하지 않는가라는 절실함이 오는것이다. 과연 우리가 한문을 놓아버리고 한글만을 썼을때 무엇을 얻었나. 자주독립을 얻었나. 민주주의를 얻었나. 민주주의를 얻었다고 하자. 몇 천년의 역사를 잃을만큼 민주주의가 중요한가. 한문을 잃어버리고 한글을 고집하다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본권력에 의해
영어생활권으로 식민사관을 들어내는 이 정치권력속에 편승하려는 식민사관의 속성은 언제쯤 버릴 수 있을까.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나라이다. 과연 우리가 기억할 수 있는 역사는 우리에게 몇 천년이나 될까. 그 역사의 한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우리 역사가들의 현실은 누가 만드는가.
그 현실의 파장이 어느만큼 미치는가. 비록 소수의 역사가들이 힘겹게 고대문서를 연구하고 한글로 번역하는 동안 또 얼마나 많은 역사들이 그 시간만큼 사라지고 있는가. 그러는 동안 중국은 얼마나 빨리 한반도를 향해 역사의 칼을 안고 돌진하고 있는가.
우리에겐 한글뿐만 아니라 한자가 중요하게 생각 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역사는 우리의 정신이다. 겉만 화려한 빈껍데기는 쉽게 부서질수 밖에 없음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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